한국인 이주민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미나리’가제78회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 영화상을 받으며 국내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하지만 이날 시상식의 주인공은 바로 중국계 미국인 영화감독 클로이 자오입니다.
자오의 노매드랜드는 이날 작품상과 감독상을 모두 받는 쾌거를 이뤘습니다.골든글로브 여성이 감독상을 받은 건1984년 영화‘엔 틀’로처음 수상한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이후 약37년 만이라고 합니다.
조용한 인디 드라마 제작자에서 이제는 할리우드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감독이라고 한 미 연애매체 벌처의 평가처럼 일약 스타가 되었습니다.
노머랜드는 무슨 내용일까?
노매드랜드는 미 언론인 제시카 브루더의 동명 원작을 바탕으로 해 아이오와주 네바다에서 공장과 기업들이 붕괴한 후,남편을 잃은 여성 펀이 홀로 밴을 타고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입니다. 뉴욕타임스(NYT)는‘안정감과 뿌리 뽑기 사이,집이 주는 환상적인 위안과 광활한 길의 위험한 유혹 사이의 긴장감이 이 영화의 중심에 있다고 했습니다.
주인공 편 역에는 영화 <피고>와 <쓰리 빌보드>로 두 번의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프란시스 맥도맨드가 맡고 있었습니다.
중국 베이징에서 태어난 전형적인 아시안 감독이 미국의 광활한 대자연을 담은 로드 무비를 만든 건 그의 경험과 무관하지 않다며 자오는 어린 시절 중국에서 자라다10대 때 영국에서 기숙학교생활을 했고,미국 로스앤젤레스로 건너가 학업을 마쳤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중국의 자존심에서 중국의 반역자로
클로이 자오 감독의8년 전 모국 비판 이력이 드러나면서 중국 내 논란이 일어나고 있습니다.중국 언론은 그를 중국의 자존심으로 부르며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중국 네티즌들은 지난2013년 자오 감독이 미국 영화잡지 필름 메이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을 사방에 거짓말이 있는 곳이라고 언급한 것을 발견하고는 분위기가 빠르게 반전되었습니다.
이 논란은 정부 당국까지 확산되고 있습니다.중국 정부 산하 사회과학 아카데미 연구센터조차 소셜미디어에 아직 클로이 자오를 치켜세울 때가 아니라는 내용을 게재했습니다.
또한 지난5일엔 해시태그“#Nomadland” “#NomadlandReleaseDate”에 대한 검색이 중국판 트위터‘웨이보’에서 갑자기 중단되기도 했습니다.오는4월23일 중국 내 개봉 예정이던 이 영화에 대한 소개 역시 유명 영화 웹사이트에서 완전히 삭제되었습니다.
논란에도 불구 자오 감독 영화 지지
논란에도 불구하고 많은 중국인들은 자오 감독의 영화에 지지를 표하고 있습니다.중국의 자유주의 성향 리뷰 사이트‘도반(豆瓣)’에서‘노매드랜드'는6만6000개의 리뷰를 자랑하며10점 만점의 평점에8.4점을 받았습니다. 일부 중국 평론가들은“영화‘노매드랜드’는미국 하류층 시민의 위기를 드러낸다”면서“이것은 사회주의에 대한 우리의 자부심을 강화시키는 내용으로,자오 감독은 중국을 모욕하는 사람이 아니라 중국의 자부심 그 자체”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클로이 자오 4관상 이제 시작
노머랜드는2020년 이탈리아 베네치아국제영화제에서 최고 상인 황금 사자 상을 받았고 전미비평가 협회상에서 작품상,감독상,여우주연상,촬영상 등4관왕에 올랐습니다. 또한 오는4월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유력한 작품상 후보로 거론되기 때문에 이 외에도 다른 상을 받을 확률은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클로이 자오 감독은 마동석이 괴력의 히어로를 연기할 마블 영화‘이터널스’를 연출한다고도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