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 인민 정치 협상 회의)가4일 개막한다고 알려졌습니다.양회는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와중국 인민 정치 협상회(정협)을통칭하는 것으로 정협은정책자문 기구입니다.각계각층 인사로 구성된 정협은 갖가지 아이디어와 요구 사항을 쏟아내고,이를 정리해 국무원과 전인대에 건의합니다.
전인대는 한국의 국회에 해당하며 입법권과 인사권 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중국 헌법상 최고 권력기관으로 정협보다는 전인대의 위상이 매우 높습니다.
하지만 실제 전인대는 중국공산당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최고 권력기관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사실상 공산당은 인사권을 거머쥐고 전인대를 통제하고,전인대는 국무원을 감독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 능력 면에서는 국무원이 전인대를 압도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 감독 기구로서의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한국과 비교하면 정기 국회와 매우 흡사하고1년에 한번 열어서 예산 결산 및 집행을 승인해 주고 고위급 인선 및 추인을 해줘 연례 최대 정치 행사로 불려오고 있습니다.
전인대 헌법 개정 감독
전인대는 헌법을 개정하고,헌법 집행을 감독하며,기본 법률을 제정,개정하는 기능을 맡고 있습니다.또한 국가 주석과 부주석을 선출 및 파면하고,국가 주석의 제청에 입각한 국무원 총리 선출과 총리 제청에 따른 부총리,국무 위원,각부 부장,위원회 주임 등을 결정 및 파면하는 기능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국가 중앙 군사 위원회 주석을 선출하고,중앙 군사 위원회 주석의 제청에 입각한 각 위원회의 기타 구성원을 결정 및 파면하는 기능을 하며,최고 인민법원 원장,최고 인민검찰원 검찰상을 선출 및 파면하는 기능도 맡고 있습니다.
당이 정부를 앞서는 체계
중국 정치 체제에서는 당이 정부를 앞서기 때문에 체계상으로 볼 때는 당정이 함께하는 것처럼 돼 있지만 중국은 공산당이 사실상 통치하며 국무원이나 사법부 등은 정책을 이행하는 기구의 성격이 강합니다.
예를 들어 허베이성 등 모든 중국 지자체에서 성장보다 그 지역 당서기가 더 높은 대우를 받고 있다는 점이 이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정협은 최고 자문 기구로 중국 공산당을 포함해 각종 위성 정당들과 화교,소수민족이 참여합니다.하지만 정협은 정책 결정을 하는 게 아니라 일종의 자문 기구인데다 공산당의 의향이 절대적이라 양회에서 매년 그 영향력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또한 그동안 중국 최고 지도부가 결정한 시안이 양회 기간 전인대에서 일사천리로 통과되지 않은 사례는 찾아보기 매우 힘듭니다.더구나 대부분은 만장일치로 채택되기도 했습니다.
시진핑 국가 주석 집권 연장 허용
시진핑 국가 주석의 집권 연장을 허용하는 개헌안이 통과된2018년 양회 기간 전인대 표결이 대표적 사례로 당시 전인대는 국가 주석3연임 금지 조항을 폐기하고 시진핑 사상을 삽입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안을찬성2천958표,반대 2표, 기권3표,무효 1표99.79%의 압도적 몰표로 통과가 되었습니다.사실상 시진핑 주석이 이 양회를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전인대의 표결 방식에 박수,거수,무기명 투표,비밀투표에 이어 전자 투표까지 도입이 되었지만 아직도 공개투표가 원칙으로 알려져 있습니다.물론 권력 운용에 큰 문제가 없는 사안에 대해서는 선별적으로 비밀투표를 채택하고 있다고 합니다.
올해 양회는 어떨까?
올해 양회는 그 어느 때보다 의미가 깊습니다.올해는 향후5년간 중국 경제 사회 운영 방향을 제시한14차5개년(2021~2025년)국민 경제 사회 발전 계획(이하14·5계획)이 시작하는 해이자,중국 공산당 창당100주년 되는 해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중국은 올해와 내년 중국 공산당 지도부의 대내외 영향력을 과시할 굵직한 이벤트가 줄줄이 잡혀 있습니다.오는7월 중국 공산당 창당100주년 행사,내년2월2022년 베이징동계 올림픽,이어 내년 가을쯤 열릴 중국 공산당20차전국 대표 대회(당대회)가대표적입니다. 양회는 바로 그 시작점이라고 불 수 있습니다.
또한 양회는 올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후 미·중 갈등이 지속되고 캐나다 등 서방 국가들이 홍콩,신장의 인권 문제로 내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까지 거론하는 가운데 열려 시진핑 국가 주석의 권력 공고화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