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화제가 되었던 시나리오 작가 저유샤오쉬안이 CCTV의 유명 진행자인 주권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뒤 2년 만에 첫 재판이 열렸습니다.
주쥔은 중국인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유명 방송인이며,매년 설 전날7억 명이상이 시청하는 특집 프로그램‘춘제완후이’를19년 연속 진행한 방송계의 권력자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유명인의 성폭행
2014년 대학 신문방송학과 학생이던 저우는 베이징의CCTV의 본사에서 인턴으로 일하면서 과제로 제출할 인터뷰를 하러 주권의 분장실로 갔으나,그곳에서 저쥔은 저우의 몸을 강제로 더듬고 키스를 하는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저우는 이틀 뒤 바로 신고를 하였지만,공안(중국 경찰)들은 주쥔은 사회적 역할을 거론하며 신고를 취하하라고 요구를 하기도 했습니다.
저우
공무원인 부모의 상황을 생각하라는 압박도 받았고,몇 년 동안 저우는 침묵을 지키면서 가까운 친구에게만 이 사건을 이야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대학교 교수들의 성폭행
이어2018년 중국 대학들에서 미투 운동이 시작되었고,교수들의 성희롱과 성폭력에 대한 고발이 이어졌습니다. 20년 전 베이징대에서 교수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자살한 학생 가오옌의 사연을 알리면서 진상 규명과 가해 교수 처벌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운동도 벌어졌다고 합니다.
SNS에 이러한 일들이 급속도로 퍼지자 곳곳에서 권력층 남성들에게 당한 많은 성폭력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이때부터 셴쯔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저우는 중국에서 미투 운동과 페미니즘이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선구자가 되기도 했습니다.
주쥔이 저우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
2018년8월 주쥔은 저우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를 하자 저우역시 주쥔을 고소하고 소송을 시작하게 됩니다.이렇게 길고 긴 싸움 끝에2020년 첫 재판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날 법정 밖에는 경찰들이 곳곳에 배치돼 외신 기자들을 쫓아내는 등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었다고 합니다.이날 재판에 대한 기사는 중국 관영 언론에서는 거의 보도되지 않았으며,보도되었다고 하더라도 자세한 내용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저우를 지지하러 모인 이들의 현장의 상황을 전하며 온라인에 올린 글과 사진 동영상은 검열에도 불구하고 셴즈가 주쥔의 성희롱을 고소한 재판이 오늘 시작했다(#弦子訴朱軍性騷擾案今日開庭)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온라인의 뜨거운 뉴스가 되기도 했었습니다.
성희롱 처벌 조항이 없는 중국 법
저우는 소송을 시작할 때 인격적 권리 침해 조항을 근거로해야 했었습니다.당시 중국 법체계엔 성희롱을 처벌하는 조항조차 없었기 때문입니다.전국인민대표대회는 지난해5월 성희롱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민법 개정안을 시켰으나 처벌 조항이 명확하지 않은 점 등 한계는 있지만 중국 여성들이 만들어낸 일종의 노력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시진핑 국가 주석 집권 가부장적인 사회 분위기 강화
하지만2013년 시진핑 국가 주석의 집권 이후 정치적 권위주의가 강화되면서 가부장적인 사회 분위기도 더욱 강해졌습니다.시주석은 집권 초기 아저씨 또는 아버지라는 의미가 담기 시다다로 불리며 중국의 아버지 이미지를 구축하기도했습니다.
또한 당국은 전통적 가족이 안정적인 사회의 토대라는 관념을 빗대어 여성들의 출산을 장려하고 있습니다. 2016년 시주석은 가정을 중시하고 가정교육을 중시하고 가풍을 중시하라고 연설까지 했다고 합니다.
성희롱 예방 캠페인 준비하던 여성 체포
세계의 여성의 날을 앞둔2015년 버스와 지하철에서 성희롱 예방 스티커를 나눠주는 캠페인을 준비하던 다섯 명의 중국 여성이 체포되는 등 페미니스트 활동가5명을 베이징의 공안국 심문 실로 압송하기까지 했습니다.
이렇게 중국 당국은 이제 미투 운동과 페미니즘을 서구 사상에 오염된 반중국적 불온세력으로 여긴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또한2017년 공산당 인민일보 온라인판은 서구 적대세력들이 서구 페미니즘을 이용해 중국의 전통적 여성관과 국가의 성 평등에 대한 기본 정책을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중화전국 부녀연합회 부주석의 발언을 보도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젊은 여성들은 정부의 이러한 태도에 용감하게 도전하고 있습니다.그저 성희롱,가정폭력,고용과 입학 등에서의 성차별 등 일상에서의 권리를 되찾기를 희망하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